<Art as Therapy, 예술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은 '예술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으로부터 시작하는 신간이다.
예상하건데 명성이 자자한 미술 전시를 찾아가도 기대했던 만큼의 감동이나 변화의 경험은 얻지 못하고 아쉽게 돌아섰던 많은 사람들은 위 질문에 동의할 것이다.
마치 예술의 향유가 지적충족의 완성인것처럼 떠들고 있지만 정작 예술은 그런 관심들에 무심한듯 자신들을 향한 시선을 정리할 방법제시에 인색하고,더 나아가 감상자에게 그 무거운 고민의 짐을 전적으로 맡겨버리거나 개인의 지식부족이라는 자괴감을 선사함에 태연한 무책임함까지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전개된 이유를 현대작가들의 괴이한 세계관과 조형미 탓이라고만 하기엔 부끄럽고, 미술관이나 갤러리들의 서비스정신 부족을 탓하기엔 어딘지 찝찝한 이유는 이 두가지 이유와 함께 감상자의 눈에 박혀있는 고정적이며 고전적인 형식의 틀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와 미술관, 대중의 삼박자가 지금보다 더 유연하고 확장적으로 연계되는 방식을 고민하는 creative13은 알랭 드 보통의 글에 상당부분 동의하고 있다.
그가 책을 통해 그 문제의 뿌리는 주류 예술계가 예술을 가르치고, 팔고, 보여주는 방식에서 미술과 대중의 괴리감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하는 부분이 그러하다.
이 책의 저자들(알랭 드 보통, 존 암스트롱)은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닌 '도구로서의 예술'을 주창한다.
그것도 예술이 관람자를 인도하고, 독려하고, 위로하여 보다 나은 존재 형태가 되도록 이끌 수 있는 치유 매개로서의 예술을 말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원제는 'ART as THERAPY'이다.
이 부분에 주목하며 동의하는 바, 본 글을 게재하고자 한다.
이 책을 깊이 살펴보면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인 알랭 드 보통과 영국 출신 미술사가 존 암스트롱이 '예술은 우리를 어떻게 치유하는가'라는 주제로 나눈 심도 있는 이야기의 결과로서 예술의 기능을 일곱가지(기억, 희망, 슬픔, 균형 회복, 자기 이해, 성장, 감상)로 나누어 제시한다.
그리하여 고전부터 동시대미술까지 동서양을 넘나드는 다양한 예술작품들과 건축, 디자인의 풍부한 예시들을 지금껏 주류 예술계가 작품을 설명해 왔던 작품의 제작 배경, 도상학적인 설명, 미학적 의의가 아닌 우리의 삶과 세계를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기능의 매개로서 설명하고 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감상법으로 미술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기때문에 불가피하게 기존 미술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드러나기도 한다.
미술전문가 집단이라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하는 큐레이터들에 대한 경계와 우리가 익히 아는 '명화'라는 개념은 그 형성 과정 속에서 복잡한 미술계의 관계의 결과물이라는 것 등이다.
목적의 순수함을 유지하지 못하고 다양한 영향에따라 변화하는 것은 역사 속에 모든 분야들에서 당면하는 안타까움일 수도 있겠지만 그 흐름안에 생존과 성장발전이라는 키워드도 함께 포함하고 있는 것이기에 일면 인정해야 하는 과정이라고 보인다.
어찌되었건 이 책은 단순한 미술 서적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성찰하게 하는 도구로서의 미술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Welcome back! Art as Therapy
7가지의 예술의 기능 중 '치유로서의 예술'이라는 제목에 가장 부합한 기능은 아마 '슬픔'이 아닐까 싶다.
여기서 예술의 중요한 기능들 중 하나는 고통을 보다 잘 견디는 법을 가르쳐주는 데 있다고 말한다.
슬픔을 승화시키는 예술의 기능. 숭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도구로서의 예술은 가장 위대한 예술의 기능일 것이다.
숭고의 감정을 느끼는 순간 엔돌핀보다 항암효과 등의 긍정작용이 훨씬 강력한 다이놀핀이 분비된다고 하지 않나.
의술은 인간의 몸을 치료하지만, 예술은 인간의 영혼을 치유한다는 독일 작가 볼프강 라이프의 말이 떠오르기도 하다.
이 책이 이야기 하는 치유의 대상은 단순히 개인들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회속의 사랑과 관심으로 상처받고 상처 입히는 인간,(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치유가 필요한 인간은 이 케이스일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도 자신과 가장 쉽게 상처를 주고받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매너리즘에 빠진 인간, 삶의 균형이 흔들리는 인간을 넘어 전반적인 사회의 취향, 이 시대의 직업관, 물질주의, 자본과 정치까지 그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더이상 어렵고 먼 다른 세상의 미술이 아닌 나와 우리 삶의 모습을 드러내고 성찰하게 하고 개선하게 하는 도구로서의 미술을 만나게 된다.
이는 미술(작품) 혹은 예술이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연구하는 creative13의 모토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creative13의 비전이 근본적인 예술의 기능 회복에 대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by Jihye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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