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반기 우리나라의 무역 규모가 세계 8위를 기록하며 그 전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한국이 이러한 호조를 보였던 것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 수출 덕분이었을 것이다. 1960년대에만 해도 우리는 선진국에서 도입한 기술에만 의존했었다. 그 후, 1980년대로 들어서면서 독자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주력을 다 하였다. 이러한 발전을 거듭해 우리는 당당히 지금의 위치에 까지 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 부터다. 이러한 우리의 성장에 한계가 온 것이다.
처음 우리는 패스트 팔로어(Fast-follower) 전략 즉, 선진 기술 벤치마킹을 통해 이러한 기록적인 수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양한 기술과 문화 그리고 이들의 융복합화가 이뤄지기 시작한 2000년대 이후 부터는 그저 선례를 ‘따르는’ 것만으로는 독자적인 성장을 이루기 힘들어 졌다. 이제는, 새로운 선례를 만들기 위해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답을 직접 만드는 퍼스트 무버(First-mover)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R&D 기술 개발 전략의 방법론 부터 바꿔야할 필요가 있다. 과연,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바꿔야 하는 것인가?
우리는 300년 전에 사라진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을 통해 그 실마리를 찾았다.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분야가 교류와 융합을 통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이를 새로운 시너지로 창출할 수 있다는 경영이론 바로, “메디치 효과[Medici Effect]”에서 변화는 이미 시작 되는 것이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은 당시 세계 최고의 갑부이면서 문화 예술가, 철학자, 과학자, 상인등 여러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후원하고 있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집단들이 모이게 되었고, 이 속에서 서로의 역량을 융합하고 교류하며 발생된 시너지는 곧 르네상스 시대를 열게 되었다. R&D에서 이러한 메디치 효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우선 다양한 영역간의 두터운 벽을 과감히 허물어 경계를 없애야 한다. 이를 통해, 이질적 영역을 넘나드는 융합으로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프리카 한가운데에 에어컨이 없는 쇼핑몰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흰개미와 건축가의 협업을 통해 이뤄진 이 건축물은 메디치 효과의 대표 사례로 회자된다. 이 쇼핑센터는 에어컨 없이도 섭씨 영상 24도를 유지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흰개미들이 큰 일교차와 높은 온도에도 불구하고 내부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집을 짓는 것을 연구해 응용된 것이다. 이와 같이 흰개미와 건축가, 이질적인 분야의 융합을 통해 폭발적인 결과물을 봤듯이, 과연 R&D 기술 개발 전략에 있어서 메디치 효과는 어떻게 적용 될 것일까.
우리 사회는 점점 더 전문화되고 분화되어가고 있다. 그 속에서 아이덴티티와 보안의 이유로 서로의 아이디어를 꽁꽁 싸매둔채 경쟁구도 속에서 이는 고립되어 가고 있다. 분명히 지켜야하는 아이디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고립되어 가는 아이디어와 창의성은 더이상 필요가치가 떨어진 채 썩어가게 될 것이다. 메디치 가의 사례를 통해 한가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건, 이질적인 결합과 융합이 이루어질 때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현한다는 것이다. 누구보다 혁신적이고 앞서 나가고자 한다면, 회사간의 혹은 부서간의 벽을 없애고, 누구나 모여서 수다를 떨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러한 메디치 효과가 적용된 R&D야 말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R&D의 모습일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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